인구 3만4308명(지난 5월 기준) 전남 장흥군의 50~69세 고령인구는 1만2795명으로 37%를 차지하고 있다. 전남도 22개 시·군 가운데 인구감소지역에 포함된 장흥군은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병원을 찾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장흥군에서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을 도입하면서 여성군민들의 관심과 발길이 모아졌다.

의원급 병원 협력으로 이동검진 ‘착착’
주민들 호응 높지만 종합병원 참여 주저
심폐소생술 등 참여형 교육에 호응
“국비 증액해 검진대상자 더 늘려야”
특수건강검진 참여 줄이어
“여성농업인을 지원하는 사업이어서, 여성을 위한 혜택이 늘어나고 있는 부분에서 긍정적이에요.”

올해 처음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을 시행한 전남 장흥군 관계자는 이 사업에 대한 후일담을 전했다.
장흥군은 지난 3월24~28일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을 운영했다. 의료기관 접근이 어려운 지역 현실을 고려해 4개 읍·면 다목적회관에 직접 찾아가는 이동검진을 실시했다. 지원 대상은 장흥군에 주민등록상 거주하는 51~70세 여성, 그리고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홀수년도 출생자였다.
강다솜 장흥군청 농산유통과 주무관은 “검진 기간에 하루도 빠짐없이 현장을 찾아 접수를 도왔다”며 “오전 7시부터 시작하는 검진에 새벽부터 와서 대기하는 어르신들로 북적였다”고 말했다. 이어 “220명 기준 사업비였는데 320명이 검진을 받았다”며 “홍보를 강화했으면 더 많이 왔을 것”이라며 당시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검진의료기관 확대에 사업 ‘술술’
농림축산식품부가 2022년 처음 도입한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은 근골격계, 골밀도, 심장, 폐, 농약중독 등 검진 항목에 대해 1인당 검진비용 22만원 중 19만8천원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사업이다. 2년간 시범사업 시행 후 지난해 본사업으로 전환됐다.
장흥군은 후발주자로 특수건강검진에 참여했다. 강 주무관은 “사업 선정 후 검진에 참여할 병원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농식품부가 올해 검진의료기관을 병원급뿐 아니라 의원급까지 확대한 결정은 장흥군에 적중했다. 그동안 장흥군은 사업 취지에 공감하며 여성들을 위해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싶었지만, 지역 종합병원에 사업 참여를 의뢰할 때마다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이미 환자가 끊이지 않던 병원은 군의 제안을 귀찮아하는 반응이었다는 것.
강 주무관은 “전남도에서 병원 선정에 도움을 줘서 의원급인 ‘소망하나로병원’을 만났다”면서 “병원에서 검진버스를 운영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에 자리한 소망하나로병원에서는 전남 장흥군으로 의사 1명과 간호사 9명 등 의료진을 파견했다. 장흥읍(2회), 대덕읍, 관산읍, 장평면 등 4개 읍·면 다목적회관에서 특수건강검진을 진행할 수 있었다.

농촌 찾아가는 이동검진 ‘호응’
장흥군에서도 인구가 밀집된 장흥읍에는 이틀간 검진을 실시했다. 4개 읍·면 모두 여성농업인들이 앞다퉈 검진에 참여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하루에 최소 50명은 검진해야 하는데, 면지역은 인구가 적어서 난감했어요. 광주광역시와 인접한 유치면의 경우에는 읍내까지 40분 걸리기에 인근의 장평면에서 검진을 진행하는 등 면지역 주민의 접근성이 용이하도록 신경 썼습니다.”
특히 장흥군은 버스에서 근골격계, 골절위험도, 심혈관계 검진항목을 X-ray 촬영하고, 다목적회관에서는 농약중독평가, 호흡기예방교육을 진행하는 등 이원화했다.
심폐소생술과 건강체조 등 참여형 교육에 여성들은 “그동안 이론교육은 배웠어도 직접 실습해 보지 못했지만, 이번에 실습까지 하니 좋았다”며 호응했다고.

예산·의료기관 부족은 한계
강 주무관은 “검진 결과를 기다리는 분들이 문의전화를 걸어오는 등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에 관심이 많다”며 “예산이 더 증액돼 더 많은 주민이 검진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그러면서 “이동검진이 가능한 병원의 참여가 늘어 선택지가 많아지길 바란다”며 “상대적으로 의원급 병원은 운영 여건이 충분치 않아 인력 보강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가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 현장에서 접수를 받은 까닭도 일손이 너무 부족해서였다.
“신청서에 작성해야 할 게 많은데, 검진 대상 중에는 자신의 이름을 적길 어려워하는 여성어르신들이 많았어요. 게다가 QR코드로 사전검진을 진행해야 해서 휴대폰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에게 차근차근 안내해 드렸죠. 이러한 현장의 애로점이 개선될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